이런 삶 어떠하리

2026.9.29 · 오전 09:09

새벽 4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 일어난다. 왠지 설렌다.
흥얼거리며 새벽 공기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식물 친구들, 반려묘 친구들에게 인사하고
그들의 물과 식사를 챙긴다. 간단한 집안 청소를 한다.

새벽5시에 집을 나선다.
어제 잠시 생각한 새로운 산책코스를 따라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주변 나무를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 한다.
폐 깊숙히 산소를 전달해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 일찍 일어난 새들과 반갑게 눈인사 나눈다.

하늘을 향해 힘껏 미소짓는다.
하양이와 미남이,정남이,회돌이를 바라보며 사랑을 전한다.

멍한 상태를 유지하며 그저 걷는다. 친구 나무 아래에 도착한다.
인사와 함께 나무 아래에 자리 잡고 서서 심호흡을 한다. 오늘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기도를 올린다.
몸이 내키는대로 간단한 요가를 한다. 30분 정도가 흐른다.
다시 집으로 향해 내키는대로 걷는다. 중간중간 천천히 가볍게 조깅한다.

6시 조금 넘은 시각, 사우나에 들른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온 몸의 긴장을 풀었다가 조았다가 반복하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두피 맛사지를 하고 찬물로 헹궈낸다.

7시가 좀 안된 시각, 가볍고 거룩한 아침식사를 한다.
무화과 1개, 사과 반개, 블루베리를 그릭요거트에 넣고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짜넣는다.
창밖을 보며 서서 한 스푼 씩 입안에 넣고 맛있게 오물오물 씹어먹으며 충분히 음미한다.

에스프레소 한잔 내려 들고 서재로 간다.
아까 열어둔 창문으로 새벽공기를 머금은 책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어떤 글이든 떠오르는대로 적기 시작한다.
이미 머릿 속에 준비된 글을 손은 단지 옮겨적는 것인듯 멈추지 않고 후루룩 글이 써진다.

9시 남짓. 서재 책꽂이 앞에 서서 작년에 읽다만듯한 고전 한 권을 꺼내들고 아무 페이지나 넘겨 읽기 시작한다.
낙서장에 끄적이며 메모를 하고, 멋진 문장이 나오면 감탄하며 받아적는다.

탐독하다보니 어느덧 12시.
살짝 허기짐이 느껴져 주방으로 가 들기름에 달걀후라이 3개를 함초소금과 후추를 살짝 넣고 호로록 먹는다. 테라스로 이동한다.

테라스 간이책상에 앉아 글을 이어 쓴다. 2시간 정도 흐른다.

잠시 거실 한가운데 앉아 명상을 한다. 좋아하는 음악에 귀와 머리를 맡기고 눈은 감아버린다.

그림 그리는 방으로 간다. 어제 스케치만 대충 해 둔 그림 앞에 앉는다. 다시 그려본다.
지금 그린 느낌이 좀 더 마음에 들지만, 어제 그린 그림과 비교해 보고 빠진 부분을 채워본다.
멈춘다. 빼야할 게 보인다. 지우개로 지워버린다.
내일 어떤 색과 질감,효과로 채울지 머릿 속으로 상상해 본다. 필요한 재료가 구비되었는지 확인해본다.
내일의 작업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 본다. 굿, 좋다. 내일 작업이 기대된다.

저녁엔 지영이,미애와 저녁 약속이 있다. 설레고 신난다.
뭐 입고 나갈지 드레스룸으로 가서 미리 골라 대어보고 빼 둔다.

영상룸으로 간다. 어제 하다 멈춘 시나리오를 계속 한다. 알람을 1시간으로 설정한다.
벽에 붙은 스토리보드를 다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캐릭터와 이들의 관계를 다시 곰곰히 뜯어본다.
흘러가는 서사를 다시 음미한다. 관객의 마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상상하며 본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단서를 미리 어디 쯤에 흘려주면 자연스러울지 상상해본다. 메모를 해 둔다.
사건과 장소와 계절을 다시 뜯어본다. 문득 한 영화가 생각나서 찾아 둔다.
이따 저녁에 와서 와인 한잔 하며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어야겠다 결심한다.

약속시간 30분을 남겨두고 출발한다. 스쿠터를 타고 여유롭게 출발한다.
레스토랑 앞엔 미애가 이미 도착해 근처 상점에서 기웃거리며 논다. 뒤로 다가가 놀래켜준다.
마주보며 싱긋 웃고, 손 끝을 서로 맞잡는다. 지영이는 조금 늦는단다. 먼저 들어가서 메뉴판을 미리 보며 즐거운 고민을 한다.

성당친구들 근황 이야기를 전해듣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집에 돌아오니 8시반이 조금 넘었다.
고양이 친구들 식사와 물, 화장실을 점검하고 한 친구 씩 얼굴을 세세히 들여다보노 쓰다듬어주고 안아준다.

가볍게 샤워를 하고 9시에 영화룸에 앉아 아까 챙겨둔 영화를 본다.
관심 없는 씬은 과감하게 넘겨버리고 유심히 보고싶은 부분부터 본다. 다시 돌려 본다.
5번쯤 돌려보며 내가 고민하던 그 씬에 응용해볼 아이디어를 길게 끄적여본다.
대충 스토리보드에 옮긴다.
내일은 저녁을 일찍감찌 먹고 3시간 잡고 투자해서 이 씬을 영상화하기로 한다.

벌써 10시가 넘었다. 테라스에 서서 하늘 아래 5분 묵념 후 잠자리로 간다.
뚱이와 가을이,뽀시래기가 먼저 침대 주변에 와서 자리잡고 있다. 격하게 한 녀석 한 녀석 얼굴을 쓰다듬은 후 나도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