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밀란 쿤데라의 『불멸』을 읽고 있다.
마음에 깊이 남는 이야기를 만났다.
사람들은 불멸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기억될지에 집착하며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스스로의 모습을 규정하고 만들어 간다.
유명해진 사람은 세상에 조금 더 오래 남겠지만,
우리가 아는 것—이름이든 작품이든 명성이든—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아닐 수 있다.
미디어와 이야기가 덧씌워진, 어쩌면 실제로 존재한 적 없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가장 좋았던 건 이 대목이다.
“산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자아를 끌고 다니는 일이다. 하지만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는 행복이다.
존재한다는 건 돌로 된 수반이 되는 것. 우주가 따뜻한 비처럼 그 위로 내려앉는 것”
나는 이렇게 읽었다.
세상을 향해 충분히 열려 있고, 흘러드는 것을 막지 않고, 거기에 대한 나의 반응을 그저 지켜보는 것이라고.
자아에 갇혀 내가 누구인지 찾으려 하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설득하고 내보이려 하고,
명성과 이미지에 매달리다 보면 삶은 고달프고 공허해진다. 행복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는 거기에 어떻게 어우러질지, 어떤 좋은 작용을 할지를 생각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참 간단하다. 미리 정하려 하지 말고 그냥 뛰어들면 된다.
뛰어들다 보면 나의 본질에 맞는 무언가가 일어난다.
세상에 나를 내던지고, 세상과 사람을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
그거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