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받아들였을 때 얻은 것들

2026.10.3 · 오전 08:00

지난여름, 한 달가량 다리가 몹시 아팠다. 2주 정도는 거의 걷지 못했고, 밤마다 통증 때문에 잠을 설쳤다.

그 시간을 돌이켜보며 문득 깨달은 것이 있다.

첫째, 고통은 밀어낼수록 커진다.
"왜 안 낫지? 빨리 나아야 하는데" 하고 조급해할수록 스트레스가 쌓이고 통증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꿨다. 그래, 아플 만큼 아프자. 이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통증을 세세히 느끼며 몸이 덜 아플 방법에 집중했다.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지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어느새 증세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막막한 고통도 결국 지나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둘째, 통증은 ‘뒤틀림‘ 흔적을 남길 수 있다.
몇 주간 찌르는 듯 아팠던 오른 다리는, 통증이 가신 뒤에도 고통을 피하려 무의식적으로 절뚝거렸다. 실패의 경험이 남긴 두려움에 마음이 움츠러드는 것과 닮아 있었다. 조금 아프더라도 참고, 용기 내어 바른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걸 알았다.

셋째, ‘아픔‘은 몸이 보내는 신호다.
최근 읽은 책에서, 재채기나 콧물은 몸이 병균과 싸우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내 다리 통증도 어쩌면 더 큰 몸의 문제를 막기 위해 내 몸이 보낸 강력한 경고였을 수 있다. 그 신호를 받아들이고 나를 돌아보며 나쁜 식습관, 잘못된 자세, 슬리퍼만 신는 습관, 자기 전 야식을 모두 끊었고 현재 내 몸 상태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앞으로도 좋은 습관을 유지한다면 내게 올 예정이었던 큰 재난을 피해가는 게 아닐까.

이제 다시 두 발로 서고, 두 다리로 잘 걷는다. 걷는다는 것이 이토록 기쁘고 감사한 일인 줄 예전엔 몰랐다.

돌아보면 그 아픔을 통해 얻은 선물도 있다.
오래 쌓아온 나쁜 습관을 버리고 앞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습관을 얻었고, 당연했던 일상 활동(걷기, 산책, 요가)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얻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간도 ‘받아들이면‘ 결국 지나간다는 믿음은 앞으로 어떤 고통이 와도 나를 붙들어 주지 않을까.

마음만큼 몸의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이자. 그 신호를 소중히 대하는 것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다.